제주도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의료자원 한계로 인해 서귀포시와 제주시 지역 간 의료격차가 나타나는 등 복합적인 의료 취약성을 안고 있다. 특히 응급의료체계는 제주도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는 도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제주형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가 지역 맞춤형 응급의료체계를 가동하면서 중증응급환자 신속 대응부터 의료 취약지 해소까지 섬 지역의 한계 극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형 응급의료 정보체계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제주도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제주형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지역 응급의료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 2월 제주응급의료지원단을 발족했다. 또한 중증응급환자 치료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제주대학교병원을 거점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했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중증응급환자 전용병상을 가동하고 있다.
도내 중증응급질환 치료 역량 강화도 가시적인 성과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는 흉부·복부 대동맥 응급질환 등 중증응급질환 분야에서 치료가 가능한 기관이 부족한 점 등을 개선하기 위해 ‘제주형 당직지원체계’를 도입했다. 제주형 당직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제주도는 전문의와 심폐기사 등에게 수당을 지원하는 등 기반을 조성해 월 20일 이상 안정적인 당직체계를 구축했다.
중증도별 응급환자의 이송·전원체계를 개선하고, 높은 경증환자 비율로 인한 응급의료시스템 과부하 해소를 위해 체계적인 분산 수용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이 정책의 일환으로 응급의료지원단-병원-소방이 연계된 ‘제주형 이송·전원 핫라인’을 구축하면서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현상 발생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8월부터는 병원별 치료 자원을 반영한 ‘제주형 이송 및 수용곤란 고지 관리 지침’을 시행하고, 구급차 등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도입해 응급환자 이송 시간을 단축했다.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을 제주도 전체로 확대했다.
▲응급실 과밀화 해소
정부가 야간에 경증 어린이 환자 치료를 위해 도입한 ‘달빛어린이병원’이 제도 시행 10년 만인 지난해 서귀포에도 지정됐다.
보건복지부는 평일 야간이나 휴일 소아 경증 환자의 불가피한 대형 병원 응급실 이용 불편 해소와 응급실 과밀화 경감 등을 위해 2014년 달빛어린이병원을 시범 운영하는 등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서귀포 지역은 달빛어린이병원 제도가 시행된 이후에도 달빛어린이병원을 단 한 곳도 지정하지 못해 서귀포 시민이 의료 혜택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도는 지난해 서귀포 지역에 첫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해 소아 경증환자 수용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제주시권 인구 증가에 대응해 중부권에 달빛어린이병원 1곳을 추가 지정하는 등 의료 취약지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서귀포 지역에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없다 보니 서귀포 지역 18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는 가벼운 증세라도 야간에 아프면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을 찾거나, 병·의원이 진료를 시작하는 오전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가 지난해 우리들소아과의원을 서귀포 지역 첫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하면서 서귀포 시민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 지역 달빛어린이병원인 우리들소아과는 18세 이하 소아 경증환자 등을 대상으로 평일은 오후 11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병원 문을 열고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야간에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소아 환자가 전문의에게 보다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경증 소아환자 분산 치료로 응급실 이용에 따른 의료비용 부담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늘 위 응급실’ 보금자리 마련
제주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지역 간 이동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추자도와 우도, 마라도, 가파도 등 섬 속의 섬 지역도 있어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환자 생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간인 ‘골든 타임’ 확보가 관건이다.
제주에서는 ‘하늘 위 응급실’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 응급의료 전용헬기가 중요한 제주지역 의료 인프라 가운데 하나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2023년 12월 1일부터 제주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항을 시작했다.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추자도, 우도 등 도내 부속섬과 응급의료 취약지역에서 중증외상,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증) 등 중증 응급환자의 이송 등을 위해 마련됐다. 제주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전국에서 8번째로 도입됐다. 제주도는 응급의료 전용헬기 운영을 위해 의료인력과 운항인력을 구성했고, 국립중앙의료원을 위탁기관으로 제주한라병원을 배치병원으로 지정했다.
그동안 제주 응급의료 전용헬기는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계류장에서 격납시설 없이 야외에 계류되면서 기상 요인으로 인한 출동 지연과 기각 사례가 발생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9개월간 총사업비 40억원을 투자해 제주국제공항 내 연면적 774.38㎡의 지상 1층 격납고와 2035.18㎡의 계류장을 준공했다.
기존에는 남원읍 수망리에서 출발해 한라병원에서 의료진을 태우고 다시 현장으로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공항 내 격납고가 마련되면서 추자도 응급환자를 40여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또한 제주도는 서귀포의료원 옥상에 헬리포트 설치 등도 추진하고 있다. 윤주형 기자
<이 기사는 제주도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